콩의 색을 묻기 전에, 이미 아는 것을 구분합니다
책상 위에 흰콩 몇 알과 이름표 A가 붙은 주머니가 있습니다. 콩의 색을 맞히는 일, 주머니 전체의 성질을 알아내는 일, 눈앞의 콩이 어디에서 왔는지 설명하는 일은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어떤 사실을 먼저 알고 있는지에 따라 같은 물건으로도 추론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미국의 논리학자 찰스 샌더스 퍼스(Charles S. Peirce)는 1878년 글에서 규칙·사례·결과의 배열로 연역, 귀납, 가설을 비교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시기의 설명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이후 퍼스가 발전시킨 귀추 이론 전체를 이 간단한 배열로 설명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참고 · Charles S. Peirce (1878), Texas Tech University 소장 공개 원문 — 연역·귀납·가설 ↗
연역에서는 전제가 결론을 지지하는 연결을 확인합니다
주머니 A의 콩이 모두 희고, 지금 꺼낸 콩이 A에서 나왔다는 두 전제를 받아들여 봅시다. 이때 지금 꺼낸 콩은 희다는 결론이 따라옵니다. ‘A의 모든 콩’이라는 범위 안에 ‘A에서 나온 이 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확인할 일도 분명해집니다. 콩이 정말 A에서 나왔는지, A에 다른 색이 섞여 있지 않은지 조사합니다. 추론의 연결이 타당하다는 판단과 전제가 실제로 맞는다는 판단을 각각 기록해야 결론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활동의 연역 모드는 이 두 전제를 고정하고 그 연결을 보여 줍니다.
귀납에서는 본 표본에서 보지 않은 부분으로 넓힙니다
A에서 꺼낸 표본이 모두 희다면 A의 콩이 모두 희다는 일반화를 시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꺼내 보지 않은 부분은 남아 있습니다. 주머니 위쪽만 집었는지, 색에 따라 손이 닿기 쉬운 위치가 달랐는지도 확인할 질문입니다.
활동에서 귀납을 고른 뒤 ‘관찰한 콩이 모두 희다’를 해제해 보세요. A에서 나온 표본에 검은 콩 한 알이 확인되면 ‘A의 콩은 모두 희다’는 일반화는 반례를 만납니다. 흰콩을 추가로 찾는 경우와 검은 콩 한 알을 찾는 경우가 전칭 주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릅니다. 이 활동은 표본 크기에 따른 신뢰도를 수치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가설은 관찰을 설명한 뒤 경쟁 설명을 조사합니다
A의 콩이 모두 희고 눈앞의 콩이 희다면 ‘이 콩이 A에서 왔다’는 설명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머니 B에도 흰콩이 있다는 정보를 켜면 관찰에 맞는 다른 설명이 나타납니다. 다음 조사는 A를 반복해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동 기록이나 주머니별 표식처럼 출처를 가를 증거를 찾는 쪽으로 바뀝니다.
B의 정보를 꺼도 화면에 알려진 후보가 하나 남았을 뿐입니다. 가능한 모든 출처를 빠짐없이 확인한 표가 아니므로 A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검은 콩이 섞인 관찰을 선택하면 ‘모두 흰 A에서 왔다’는 설명과 충돌합니다. 가설을 제안하고, 예측을 정하고, 관찰로 검사하는 각 역할을 구분해 기록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