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는 기술에 달려 있는가?
프랑스 교육부의 2025년 공식 철학 기출과 한스 요나스의 저술을 읽은 편집부가 구성한 가상 논술 지도입니다. 실제 교수 면담이나 감수 기록이 아닙니다.
1. 질문을 정확하게 읽기
사회자: “우리의 미래는 기술에 달려 있는가?”라고 물으니 먼저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이 생각납니다. 기술은 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니까 답은 ‘그렇다’라고 쓰고 싶어요.
철학교수(편집부 구성): 한쪽으로 답하는 일은 가능해요. 다만 무엇이 “달려 있다”는 말인지부터 정해야 논증이 생깁니다. 기술이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 기술이 미래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는 주장, 기술이 미래를 결정하므로 인간의 선택은 의미 없다는 주장은 서로 다릅니다.
사회자: ‘우리의 미래’는 개인의 진로보다 인류 전체의 삶을 가리킨다고 이해하겠습니다. ‘기술’은 기계만 말하는 건가요?
교수: 장치와 도구뿐 아니라 질병을 진단하는 절차, 농작물을 기르는 방법, 전기를 공급하는 체계처럼 지식을 적용하는 방법과 제도도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러나 ‘과학이 모든 일을 결정한다’처럼 과학과 기술을 한데 묶으면 논제가 흐려집니다. 기술을 통해 가능해진 행동과 그 행동을 실제로 선택하는 판단을 나누어야 해요.
사회자: 그럼 질문을 이렇게 바꾸어 보겠습니다. “인류의 생활 조건에 기술이 강력한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미래에 필요한 선택까지 기술의 발전이 결정하는가?”
교수: 좋습니다. 이제 기술의 영향력과 인간의 판단 능력을 서로 밀어내는 두 극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실제로 무엇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따질 수 있어요.
2. 첫 판단과 초고
사회자: 독자의 첫 생각을 받은 뒤 예시 초고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학생의 예시 초고 — 편집부 작성
오늘날 인간은 기술 없이는 살아가기 어렵다. 의료 기술은 질병을 치료하고 통신 기술은 지구 반대편 사람과도 대화하게 한다. 미래에는 새로운 기술이 더 많이 생길 것이므로 우리의 미래는 기술에 달려 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고, 새로운 에너지가 개발되면 환경 문제도 사라질 것이다.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믿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 기술을 막으려는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할 뿐이다. 따라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미래는 좋아진다.
교수: 초고에는 검토할 만한 주장이 두 가지 있어요. 기술이 미래의 선택지를 늘린다는 주장과 기술 발전 자체가 좋은 미래를 보장한다는 주장입니다. 첫째의 사례가 둘째의 결론을 증명하는지 확인해 볼까요?
사회자: 의료 기술과 통신망 사례는 새로운 능력이 생겼다는 증거이지, 기술을 사용할 기회가 공정하게 나뉜다는 증거는 아니네요.
교수: 그렇습니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일자리 문제가 해결된다”는 부분은 원인과 결과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어요. 어떤 일자리가 달라지고, 누구에게 새로운 일이 생기며, 전환의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환경 문제 역시 에너지 기술만으로 해결된다고 단정할 근거가 없습니다.
사회자: 마지막의 “기술을 막으려는 사람들은 두려워한다”는 주장도 상대방의 이유를 확인하지 않고 동기를 짐작한 것 같습니다.
교수: 의견에 반대할 때는 반대 이유를 정확히 재구성해야 해요. 환경적 부작용, 오작동, 예상할 수 없는 장기 효과를 걱정하는 사람이 모두 기술을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3. 생각그림 — 미래를 만드는 세 종류의 조건
| 조건 | 질문 | 사례에서 확인할 것 |
|---|---|---|
| 기술적 가능성 |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었나? | 저렴한 백신 생산, 전력 저장, 통신 연결 |
| 선택과 제도 | 누구를 위해 어떤 기준으로 쓰는가? | 접근권, 비용 부담, 안전 규정, 정치적 결정 |
| 예상하기 어려운 결과 | 시간이 지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 수 있나? | 환경 부담, 직업 변화, 자원의 장기 고갈 |
화살표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그림을 피합니다. 새 기술은 기존의 선택을 바꾸고, 사회의 판단과 규칙은 다시 어떤 기술을 개발할지 결정합니다. 환경의 변화 또한 다음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기술 → 제도·선택 → 장기 결과 → 다음 기술과 선택이라는 연결은 편집부가 생각을 돕기 위해 만든 개념도입니다. 이 표 자체가 특정 기술의 효과를 입증하지는 않습니다.
4. 교수의 첫 번째 지적 — 기술의 역할과 미래의 결정은 어떻게 다른가?
교수: 초고의 첫머리는 “기술이 없으면 어렵다”에서 “기술이 미래를 결정한다”로 이동해요. 이 둘 사이에 어떤 주장이 빠졌을까요?
사회자: 기술이 중요한 조건이라는 사실에서 미래를 단독으로 결정한다는 결론이 나오는지 확인해야 해요.
교수: 맞아요. 발전된 의료 장비가 있어도 그것을 운영할 의료진, 환자의 접근 경로, 보험과 보건 정책이 없다면 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죠. 미래에 대한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그 사용을 정하는 제도의 역할을 살펴야 합니다.
수정 전: “의료 기술은 질병을 치료한다. 따라서 미래는 기술에 달려 있다.”
수정 이유: 치료 기술의 가능성과 실제로 치료받는 사람이 늘어나는 조건을 구별해야 한다.
수정 후: “의료 기술은 이전에 가능하지 않았던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그 가능성이 사람들의 건강으로 이어지려면 의료 체계와 접근 여건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미래는 기술이 여는 가능성과 그 가능성을 배분하는 사회의 선택에 함께 영향을 받는다.”
5. 교수의 두 번째 지적 — 책임의 범위를 얼마나 넓혀야 할까?
사회자: 장기적인 영향은 예측이 어렵다는 반론을 넣고 싶은데요. 예측할 수 없다면 아무 기술도 개발하지 않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는 결론으로 흐를까 걱정됩니다.
교수: 장기적인 영향 때문에 책임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 철학자를 살펴봅시다. 한스 요나스(Hans Jonas, 1903~1993, 독일 태생의 철학자)는 《책임의 원칙》(독어 Das Prinzip Verantwortung, 1979; 영어판 The Imperative of Responsibility, 1984)에서 현대 기술이 인간의 행위 범위를 넓히며 먼 미래와 자연환경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이 책의 출판사 소개와 목차, 스탠퍼드 철학백과의 관련 항목을 확인했습니다. 지금부터의 사례와 질문은 편집부의 재구성입니다.
사회자: 원자력과 생명공학처럼 한 번의 결정이 나중 세대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떠올릴 수 있겠군요.
교수: 그렇죠. 그런데 “위험이 있을 수 있다”와 “위험하므로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 사이에는 위험의 크기, 회복 가능성, 사용하지 않을 때의 피해,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보호 장치에 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책임은 무조건 기술을 멈추라는 말과 같지 않아요.
수정 전: “새로운 기술이 생기면 환경 문제도 사라질 것이다.”
수정 이유: 기술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로와, 그 기술 자체가 남기는 비용을 구분해야 한다.
수정 후: “저탄소 발전과 저장 기술은 온실가스 감축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동시에 설비를 만들 때 쓰는 자원, 폐기와 관리 비용, 불평등한 부담을 살펴야 한다. 기술을 선택할 때에는 예상되는 이익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누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도 함께 판단해야 한다.”
6. 교수의 세 번째 지적 — 기술 발전을 부정하는 반론도 가장 강하게 다루기
사회자: 반론을 “기술이 발전하면 새로운 문제도 생긴다”라고 쓰면 될까요?
교수: 한 걸음 더 구체적으로 써 봅시다. 기술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서 다른 문제의 규모와 성격을 바꿀 수 있어요. 인공지능이 업무의 일부를 자동화하면 생산성의 이익을 얻는 사람과 전환 비용을 부담하는 사람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술 발전을 멈추자”라는 결론 대신 누가 선택권을 가지는지, 비용과 이익은 어떻게 나누는지, 잘못됐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를 묻는 논증이 가능해집니다.
사회자: 기술의 영향을 인정하는 반론이라 더 강하네요. 반론에 답하려면 인간의 통제력을 과장하지 않고도 책임이 가능한 조건을 제시해야겠어요.
교수: 네. 예측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정보를 공개하고, 위험이 드러나면 설계를 고치고, 피해를 회복할 제도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논증을 완성해 보세요.
수정 전: “기술을 막으려는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할 뿐이다.”
수정 이유: 반대하는 사람의 동기를 추측하는 표현은 기술 선택의 정당한 반론을 다루지 못한다.
수정 후: “기술의 위험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안전과 책임의 조건을 묻는다. 이런 반론은 기술의 효용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위험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개발과 배포를 비판할 수 있다. 따라서 유용성을 주장하는 쪽은 편익뿐 아니라 위험을 줄이고 피해에 대응할 구체적 방법도 제시해야 한다.”
7. 완성 논술 — 우리의 미래는 기술에 달려 있는가?
현대 사회에서 기술은 미래를 만드는 중요한 조건이다. 질병을 예방하는 의료 기술은 생존 가능성을 바꾸었고, 통신망은 사람들이 서로 배우고 협력하는 범위를 넓혔다. 우리는 기술을 사용해 자연의 제약 일부를 줄이고 이전에 불가능하던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미래가 기술에 달려 있다”는 말은 상당한 진실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말이 기술 발전만으로 미래의 모습이 결정된다는 뜻이라면 더 검토해야 한다.
먼저 기술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를 바꾼다. 감염병을 진단하는 방법이 개발되면 사람들은 이전에 알기 어려웠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전력 저장 기술이 개선되면 특정한 시간에 생산한 전기를 다른 시간에 사용하는 선택이 가능해진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의 건강, 경제활동, 지역 간 관계 등 미래의 조건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점에서 기술적 가능성은 미래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다.
하지만 가능한 일이 곧바로 모두에게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법이 있어도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와 비용 지원이 부족하면 치료받는 사람은 제한될 수 있다. 통신망이 널리 깔려 있어도 정보에 접근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여건은 사람마다 다르다. 새로운 자동화 기술로 생산성이 늘어날 때에도 이익을 누구에게 배분할지, 직업을 바꾸어야 하는 사람을 어떻게 지원할지는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법과 정치, 경제적 제도, 개인의 판단이 함께 관여한다. 그러므로 미래가 기술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과 미래를 기술 하나가 결정한다는 주장은 구별해야 한다.
기술이 가진 힘이 커질수록 책임의 범위도 넓어진다. 한스 요나스는 현대 기술이 과거의 인간 행동보다 더 먼 시간과 넓은 공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책임의 윤리를 새롭게 생각하도록 요구했다. 미래 세대는 지금 내려지는 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없지만,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할 수 있다.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당장의 편익뿐 아니라 오래 지속되는 환경 변화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도 검토할 이유가 있다. 이러한 책임은 기술을 무조건 거부한다는 뜻이 아니다. 예측의 한계를 인정하고, 실험과 검증을 계속하며, 위험이 나타났을 때 변경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사회의 선택 구조를 마련하는 일이다.
물론 사회가 기술을 언제나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복잡한 기술 체계에는 여러 기업과 정부, 개발자와 이용자가 함께 관여한다. 누구도 전체 결과를 단독으로 예측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반론은 기술을 인간의 뜻대로 움직이는 단순한 도구로만 보는 생각에 중요한 수정을 요구한다. 기술이 사회의 선택지를 바꾸는 것처럼, 사회의 선택도 어떤 기술이 보급되고 어떤 위험을 감수할지를 바꾼다. 두 흐름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결국 우리의 미래는 기술에 깊이 영향을 받지만 기술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지는 않다. 기술의 발전은 가능성을 열어 주고 동시에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 그 가능성을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제공할지, 어떤 위험을 감수할지, 미래의 피해에 누가 책임질지를 결정하는 일은 인간 사회의 몫으로 남는다. 미래는 기술을 개발하는 능력과 그것을 판단하고 다룰 능력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결과다.
8. 완성본에서 무엇이 달라졌나요?
| 초고의 문제 | 수정한 논증 | 결과 |
|---|---|---|
| “기술이 중요하다 → 미래를 결정한다” | 가능성과 사용 조건을 나누었다 | 첫 주장과 결론 사이의 빠진 근거를 보완했다 |
|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 편익과 장기 위험, 회복 조건을 비교했다 | 기술의 장점과 비용을 모두 설명했다 |
| “반대자는 두려워할 뿐이다” | 통제의 한계와 책임의 조건을 반론으로 받아들였다 | 상대의 동기를 공격하던 대목을 논증으로 바꾸었다 |
9. 독자 확인 문제 두 가지
문제 1. “기술이 우리의 미래에 영향을 준다”를 인정해도 “기술이 미래를 전적으로 결정한다”를 보류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해설. 영향력은 중요한 인과 조건이라는 주장이고, 전적 결정은 다른 조건의 역할을 사실상 배제하는 주장입니다. 기술이 존재해도 법과 제도, 이용자의 선택, 접근 가능성과 비용 부담이 달라지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제 2. “새 기술에 위험이 있으므로 개발을 모두 금지해야 한다”는 반론을 검토할 때 어떤 정보가 필요한가요?
해설. 위험의 발생 가능성·심각도·회복 가능성과 함께 개발하지 않을 때의 손실, 이용 가능 범위, 대안 기술, 책임과 검증 체계를 알아야 합니다.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개발 금지라는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10. 출처와 확인 범위
- 프랑스 교육부, Baccalauréat général 2025, Philosophie, 코드 25-PHGEME1, 2025년 6월 16일, 2/2쪽, Sujet 1. 공식 PDF: https://www.education.gouv.fr/sites/default/files/2025-06/baccalaur-at-g-n-ral-2025-philosophie-440736.pdf — 문제의 원문과 번호·시행을 실제로 확인했다. 프랑스 당국이 이 예시 답안을 승인했다는 뜻이 아니다.
- Hans Jonas, The Imperative of Responsibility: In Search of an Ethics for the Technological Ag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영문판 ©1984, 1985년 인쇄본 소개와 목차. https://press.uchicago.edu/ucp/books/book/chicago/I/bo5953283.html — 책의 주제와 장별 구성 및 출판사 소개를 확인했다. 읽지 않은 본문 쪽번호·직접 인용을 만들지 않는다.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Philosophy of Technology”, 특히 3.2.2 Control and Responsibility. https://plato.stanford.edu/entries/technology/ — 기술적 행동 범위와 책임에 관한 요나스의 주장에 대한 2차 자료를 확인했다.
- 사회자·교수·학생 원고·교정 예시는 편집부 창작이며 실제 교수의 말이 아니다. 수치나 사례는 역사적 단일 사건의 실측 결과로 제시하지 않는다.
다음 구현 단계: 04의 실제 승인 HTML/디자인 재사용, 세 차례 수정 전후 비교 및 완성 글을 포함한 웹 구현, 05 라우트·목록/이전다음·검색·사이트맵 연결, 공식 출처 UI, 모바일/PC 실제 조작 검수, 전체 Next 빌드, 검수표/정확한 source SHA와 content hash, 정기 배포의 허용시각 확인. 본 파일 단독으로 readyForRelease로 바꾸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