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 경로의 ‘길이’부터 정하기
항만의 긴급 부품을 창고로 옮길 네 경로가 있습니다. A는 18분·에너지 9칸, B는 22분·6칸, C는 27분·4칸, D는 25분·8칸입니다. 시간만 보면 A가 가장 짧고, 에너지만 보면 C가 가장 적습니다. ‘가장 짧다’는 말은 무엇을 비용으로 놓았는지 정한 뒤에야 뜻이 생깁니다.
그래프의 간선에 시간을 가중치로 두면 시간의 합이 작은 경로를 찾고, 에너지 사용량을 두면 다른 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NetworkX 공식 문서도 가중치를 고려한 경로와 단순히 거치는 지점 수가 적은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예로 듭니다. 이 글에서는 알고리즘을 호출하는 대신 이미 계산된 네 후보를 표로 비교합니다.
먼저 한 줄씩 읽지 말고 좌표에 네 점을 놓아 보세요. 왼쪽일수록 빠르고 아래일수록 에너지를 적게 씁니다. 왼쪽 아래에 가까운 후보가 유리하지만, A·B·C는 서로 한쪽을 얻는 대신 다른 쪽을 내놓습니다.
두 값이 모두 나쁜 후보부터 지우기
D는 25분·8칸이고 B는 22분·6칸입니다. B가 3분 빠르면서 에너지도 2칸 적게 씁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줄이려는 현재 조건에서는 D를 고를 이유가 없습니다. 이렇게 다른 후보보다 모든 목표에서 같거나 나쁘고 적어도 하나에서 더 나쁜 후보를 이 활동에서는 ‘지배되는 경로’라고 부릅니다.
A와 B를 비교하면 A가 4분 빠르지만 에너지를 3칸 더 씁니다. B와 C를 비교하면 B가 5분 빠르지만 에너지를 2칸 더 씁니다. 어느 하나가 두 값 모두 앞서지 않으므로 A·B·C는 숫자만으로 한 줄 순위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중 무엇을 고를지는 제약이나 우선순위가 필요합니다.
활동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한도를 4칸부터 9칸까지 바꾸어 보세요. 4~5칸이면 C만 가능하고, 6~8칸이면 가능한 경로 가운데 B가 가장 빠르며, 9칸이면 A가 가장 빠릅니다. D는 8칸에서 가능해져도 B보다 느리고 더 많이 쓰므로 선택되지 않습니다.
선택의 근거를 조건과 함께 남기기
NASA 랭글리 연구센터의 임무·트레이드 연구 소개는 목표와 요구조건을 정하고 여러 대안을 그 기준에 비추어 평가하며, 분석 결과가 요구사항을 다시 다듬는 데 쓰인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공학 선택은 이 활동보다 훨씬 많은 성능·비용·위험을 다루지만, ‘후보를 만들고 기준을 밝히고 민감도를 살핀다’는 순서는 일상 판단에도 유용합니다.
에너지 한도 6칸에서 B가 선택된다는 결론은 ‘가능한 후보 중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규칙에 따른 것입니다. 배터리 수치의 오차, 교통 변동, 안전 등급은 넣지 않았습니다. 한도를 5칸으로 낮추면 결론이 C로 바뀐다는 사실은 선택이 조건에 민감하다는 뜻이지, B의 계산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른 상황에도 옮겨 보세요. 통학 방법의 시간과 비용, 서버의 응답 속도와 전력, 검사 방식의 정확도와 부담처럼 목표가 둘 이상이면 먼저 지배되는 후보를 확인하고, 남은 후보에는 반드시 제약과 우선순위를 붙이세요. ‘B가 최선’ 대신 ‘에너지 6칸 이하인 후보 중 B가 가장 빠르다’라고 쓰면 판단의 범위와 바뀔 조건이 함께 보입니다. 측정 단위가 다른 두 값을 근거 없이 바로 더해 하나의 점수로 만드는 일도 피하고, 가중치를 썼다면 그 선택의 이유를 공개해야 합니다.
참고 · Wendell Ricks 외 4인 · NASA 랭글리 연구센터 — 여러 목표와 제약을 비교하는 임무·트레이드 연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