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뒤에는 다른 사람이 올 수 있다
박물관에서 전시할 유물 A·B·C를 점검합니다. 검사자는 민·준·서 세 명입니다. 오늘 기록에는 민이 A를, 준이 B를, 서가 C를 검사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에서 ‘모든 유물에는 검사한 사람이 있다’는 문장은 참입니다. A를 고르면 민을, B를 고르면 준을, C를 고르면 서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 유물을 모두 검사한 사람이 있다’는 문장도 참일까요? 지금 기록에서는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없습니다.
첫 문장은 유물을 하나 고를 때마다 그 유물을 검사한 사람을 찾아도 됩니다. 유물이 달라지면 증거로 제시할 사람도 바뀔 수 있습니다. 둘째 문장은 사람을 먼저 한 명 골라 고정한 다음, 그 사람이 A·B·C 모두를 검사했는지 묻습니다. 문장에 쓰인 사람과 유물이 같아도 무엇을 먼저 고정하는지가 다릅니다. ‘모든’과 ‘어떤’의 순서를 표시하는 양화사는 바로 이 범위를 드러내는 도구입니다.
이 예시의 ‘어떤 한 사람’은 적어도 한 명을 뜻합니다. 반드시 한 명만 존재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두 사람이 각각 전부 검사했다면 둘째 문장도 여전히 참입니다. 또한 여기서 다루는 것은 검사 완료 기록입니다. 담당자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이나 앞으로 검사할 능력은 별도 조건이므로, 검사 표시만으로 그 의미까지 확대하지 않습니다.
참고 · P. D. 매그너스 · 팀 버튼 · 로버트 트루먼 · 리처드 자크 / Open Logic Project — 여러 양화사의 순서와 반례 해석 ↗
세로로 찾는 증거, 가로로 찾는 증거
그림의 행은 검사자, 열은 유물입니다. 첫 문장을 검사하려면 각 열을 세로로 살펴봅니다. A열·B열·C열에 체크가 하나 이상씩 있으면 됩니다. 둘째 문장을 검사하려면 각 행을 가로로 살펴봅니다. 세 칸이 모두 체크된 행이 적어도 하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전체 체크 개수만 세는 방식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대각선의 세 체크와 한 행의 세 체크는 개수가 같지만 두 문장의 판단은 달라집니다.
직접 확인하기에서 ‘나누어 검사’를 누른 뒤, 민의 B칸과 C칸을 추가해 보세요. 첫 문장은 계속 참이고 둘째 문장은 거짓에서 참으로 바뀝니다. 이제 민이 모든 유물을 검사한 공통 증인이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다른 두 사람이 무엇을 검사했든 첫 문장이 참입니다. 하나의 완성된 행이 있으면 각 열에도 반드시 체크가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문장에서 첫째 문장으로 가는 추론은 이 고정된 범위에서 성립합니다.
반대 방향은 대각선 세 체크만으로 반박됩니다. 각 열은 채워져 있지만 완성된 행은 없습니다. 이 한 가지 배치가 두 문장의 차이를 보여 주는 반례입니다. 활동에서 어떤 열의 마지막 체크를 지우면 두 문장이 모두 거짓이 되는 경우도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조작이 어느 문장에 필요한 증거를 없앴는지 설명하며 비교해 보세요.
규정을 읽을 때 고정할 대상을 먼저 묻기
학교의 ‘모든 학생에게 상담한 교사가 있다’와 ‘모든 학생을 상담한 교사가 있다’도 같은 구조로 읽을 수 있습니다. 학생별 상담이 완료되었다는 목표와 한 교사가 전체 상황을 파악했다는 목표는 구분됩니다. 프로젝트에서도 ‘모든 단계에 승인자가 있다’는 기록만으로 전 과정을 검토한 한 명이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통합 검토가 필요하다면 그 조건을 규정에 따로 써야 합니다.
판단의 범위도 함께 적어야 합니다. 이 활동에서는 사람 셋, 유물 셋, 오늘의 검사 기록만 다룹니다. 실제 장부의 빈칸은 미검사일 수도 있고 아직 입력하지 않은 기록일 수도 있습니다. 빈칸을 곧바로 거짓으로 읽으려면 기록이 완전하다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외부 검사자가 있거나 검사 기간을 바꾸면 같은 표로 답할 수 없는 질문도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각 팀에 모든 업무를 아는 사람이 있다’는 문장을 옮겨 보세요. 먼저 팀을 정한 뒤 사람을 찾는지, 사람 하나를 정해 모든 팀을 살피는지에 따라 요구가 달라집니다. 이름을 적고 체크표를 만든 다음, 문장 하나를 참으로 만드는 증거가 무엇인지 설명해 보세요. 화려한 기호 없이도 범위와 증인의 관계를 정확하게 읽는 연습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