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그림으로 읽는 역설

부품을 모두 바꿔도 같은 배일까

역설 9회 · 플루타르코스와 홉스의 두 배로 읽는 재료·이력·동일성

낡은 목재와 새 목재가 함께 드러난 배를 수리하는 두 조선공의 성인용 상상 삽화

제목 그림: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상상 삽화.

널빤지 하나를 바꾸는 순간

오래된 배에서 썩은 널빤지 하나를 떼고 같은 모양의 새 널빤지를 끼운다고 하자. 수리를 마친 뒤 우리는 대개 그 배가 항구를 떠났던 바로 그 배라고 말한다. 두 번째, 세 번째 널빤지를 바꾸어도 판단은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수리가 오래 이어져 처음의 널빤지가 하나도 남지 않는다면 어떨까. 작은 교체는 허용하면서 전체 교체 뒤의 동일성도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느 순간 다른 배가 되었다고 해야 하는지가 테세우스의 배가 여는 질문이다.

문단 자료[1][3]

생각그림 1 · 낡은 널빤지 하나와 새 널빤지 하나를 비교하는 보존 작업자의 상상 삽화다. 실제 고대 작업 현장의 복원이 아니다.
생각그림 1 · 낡은 널빤지 하나와 새 널빤지 하나를 비교하는 보존 작업자의 상상 삽화다. 실제 고대 작업 현장의 복원이 아니다.크게 보기 (새 탭) ↗

플루타르코스가 전한 오래된 배

플루타르코스의 『테세우스전』 23.1은 테세우스가 젊은이들과 함께 돌아온 서른 노의 배를 아테네 사람들이 보존했다고 전한다. 낡은 목재를 떼어 내고 튼튼한 새 목재를 넣는 작업이 반복되자, 철학자들은 성장하는 사물의 논쟁에서 이 배를 예로 들었다. 어떤 쪽은 배가 계속 같은 배라고 했고 다른 쪽은 같지 않다고 했다. 이 대목에 저장한 옛 널빤지로 만든 두 번째 배는 아직 등장하지 않는다.

문단 자료[1]

생각그림 2 · 플루타르코스의 기록에서 확인되는 보존·교체·논쟁의 세 요소를 정리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플루타르코스의 기록에서 확인되는 것
  • 보존
  • 서른 노의 배
  • 반복 수리
  • 낡은 목재
  • 새 목재
  • 철학 논쟁
  • 계속 같은 배인가?
  • 다른 배가 되었는가?
  • 이 기록에는 옛 널빤지로 만든 두 번째 배가 아직 없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2 · 플루타르코스의 기록에서 확인되는 보존·교체·논쟁의 세 요소를 정리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2 · 플루타르코스의 기록에서 확인되는 보존·교체·논쟁의 세 요소를 정리했다.크게 보기 (새 탭) ↗

자료의 층을 먼저 나눈다

테세우스는 전설적 영웅이고, 플루타르코스는 그보다 훨씬 뒤인 로마 제정기에 전기를 썼다. 우리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플루타르코스가 전한 배의 수리 이야기와 그 이야기가 철학 논쟁의 사례였다는 진술이다. 17세기의 토머스 홉스는 여기에 옛 널빤지를 모아 다시 배를 만드는 장면을 보탰다. 원전의 층을 나누면 플루타르코스의 문제와 홉스의 확장이 뒤섞이지 않는다.

문단 자료[1][2][3]

생각그림 3 · 전설 속 테세우스, 플루타르코스의 전승, 홉스의 두 번째 배를 서로 다른 자료 층으로 배치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이야기의 세 층을 구별하기
  • 1 · 전설적 영웅
  • 테세우스와 귀환의 배
  • 역사적 세부는 확정할 수 없음
  • 2 · 플루타르코스
  • 낡은 목재의 점진적 교체
  • 같은 배인지에 관한 논쟁
  • 3 · 토머스 홉스
  • 옛 널빤지를 보관
  • 두 번째 배로 재조립
  • 뒤의 층을 앞의 원전에 거꾸로 넣지 않는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3 · 전설 속 테세우스, 플루타르코스의 전승, 홉스의 두 번째 배를 서로 다른 자료 층으로 배치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3 · 전설 속 테세우스, 플루타르코스의 전승, 홉스의 두 번째 배를 서로 다른 자료 층으로 배치했다.크게 보기 (새 탭) ↗

성질이 같은 것과 바로 그 하나

‘같다’에는 적어도 두 뜻이 있다. 새 널빤지가 옛 널빤지와 길이·재질·기능이 같다는 말은 질적으로 닮았다는 뜻이다. 수리 전의 배와 수리 후의 배가 바로 그 하나의 배라는 말은 수적 동일성을 묻는다. 완전히 닮은 쌍둥이 물건도 둘일 수 있으므로 질적 유사성만으로 수적 동일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테세우스의 배가 묻는 핵심은 시간에 걸쳐 하나의 개체가 계속 존재했는지다.

문단 자료[3]

생각그림 4 · 질적 유사성과 수적 동일성이 답하는 질문을 나란히 구별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같다’가 답하는 두 질문
  • 질적 유사성
  • 널빤지 1
  • 널빤지 2
  • 길이·재질·기능이 닮았는가?
  • 닮아도 둘일 수 있다.
  • 수적 동일성
  • 시간을 지난 바로 그 배
  • 처음과 나중이 하나의 개체인가?
  • 테세우스의 배가 묻는 것은 오른쪽 질문이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4 · 질적 유사성과 수적 동일성이 답하는 질문을 나란히 구별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4 · 질적 유사성과 수적 동일성이 답하는 질문을 나란히 구별했다.크게 보기 (새 탭) ↗

한 번의 교체와 긴 수리 이력

한 번의 수리에서는 수리 전 배가 작업을 거쳐 수리 후 배로 이어졌다는 이력을 추적하기 쉽다. 항구의 등록, 선체의 위치, 작업 순서, 선원들의 사용이 끊기지 않는다. 같은 판단을 여러 번 적용하면 널빤지는 달라져도 한 배의 연속된 수리 과정은 남는다. 이때 동일성의 근거로 제시되는 것은 앞 단계와 다음 단계를 잇는 인과적·공간적 연속성이다. 다만 연속성이 언제나 충분한지는 두 번째 배가 생길 때 다시 시험받는다.

문단 자료[3]

생각그림 5 · 배 A₀에서 A₁, A₂, A₃로 이어지는 연속 수리 이력과 교체한 널빤지 수를 표시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한 번씩 이어지는 수리의 연쇄
  • A₀
  • A₁
  • A₂
  • A₃
  • 출항
  • 널빤지 1장 교체
  • 널빤지 2장 교체
  • 널빤지 3장 교체
  • 장소·작업 순서·사용 기록이 한 계보로 이어진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5 · 배 A₀에서 A₁, A₂, A₃로 이어지는 연속 수리 이력과 교체한 널빤지 수를 표시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5 · 배 A₀에서 A₁, A₂, A₃로 이어지는 연속 수리 이력과 교체한 널빤지 수를 표시했다.크게 보기 (새 탭) ↗

몇 퍼센트에서 다른 배가 되는가

재료 비율만 기준으로 삼으면 경계가 필요하다. 원래 목재가 90퍼센트 남으면 같은 배이고 10퍼센트만 남으면 다른 배라고 하더라도, 그 사이 어느 교체에서 정체가 바뀌는지 설명해야 한다. 숫자를 하나 정할 수는 있지만 그 숫자가 왜 동일성의 철학적 경계인지 따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7회의 소리테스가 ‘더미’라는 말의 모호한 경계를 다뤘다면, 여기서는 시간에 걸친 한 개체의 생존 조건을 묻는다. 경계가 흐릴 수 있다는 점은 닮았지만 질문은 서로 다르다.

문단 자료[3]

생각그림 6 · 원래 목재 비율이 줄어드는 과정과 임의의 경계가 요구하는 추가 설명을 나타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재료 비율만으로는 경계의 이유가 필요하다
  • 원재료 100%
  • 원재료 75%
  • 원재료 50%
  • 원재료 25%
  • 원재료 0%
  • 어느 선을 택하든 “왜 여기인가?”를 설명해야 한다.
  • 7회: 말의 경계 · 9회: 한 개체의 시간적 지속 조건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6 · 원래 목재 비율이 줄어드는 과정과 임의의 경계가 요구하는 추가 설명을 나타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6 · 원래 목재 비율이 줄어드는 과정과 임의의 경계가 요구하는 추가 설명을 나타냈다.크게 보기 (새 탭) ↗

재료를 기준으로 삼는 답

첫 번째 답은 원래 목재를 배의 정체와 강하게 묶는다. 같은 재료가 충분히 남아 있는 동안은 같은 배이고, 전부 사라지면 다른 배라고 보는 방식이다. 이 기준은 유물의 진품성이나 재료의 역사적 가치처럼 실제로 중요한 판단을 잘 포착한다. 그러나 널빤지 하나만 바뀐 경우에는 배가 부분적으로만 같다고 말해야 하는지, 정확히 어느 정도의 재료가 남아야 하는지 문제가 남는다. 홉스도 이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에 따라 물질을 기준으로 한 답이 달라질 수 있다고 논한다.

문단 자료[2][3]

생각그림 7 · 재료 연속성 기준이 잘 설명하는 점과 남기는 질문을 한 표에 놓았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재료 연속성을 기준으로 볼 때
  • 잘 포착하는 점
  • 원재료의 역사적 가치
  • 유물의 물질적 진품성
  • 보존된 조각의 계보
  • 남는 질문
  • 한 장이 바뀌면 부분적으로만 같은가?
  • 얼마나 남아야 같은 배인가?
  • 재료가 모두 같아도 조립 전에는 배인가?
  • 재료는 중요한 근거지만 기준의 전부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7 · 재료 연속성 기준이 잘 설명하는 점과 남기는 질문을 한 표에 놓았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7 · 재료 연속성 기준이 잘 설명하는 점과 남기는 질문을 한 표에 놓았다.크게 보기 (새 탭) ↗

형태와 기능을 기준으로 삼는 답

두 번째 답은 배를 이루는 조직, 형태와 항해 기능에 무게를 둔다. 널빤지는 교체되어도 부품들이 같은 구조로 결합되어 같은 항해 역할을 이어 간다면 같은 배라고 보는 방식이다. 이 답은 생물의 세포 교체나 기계의 정비를 이해할 때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똑같은 설계로 동시에 만든 두 배는 형태와 기능이 같아도 하나의 배가 아니다. 따라서 형태와 기능만으로 수적 동일성을 정하려면 각 배가 걸어온 이력까지 더해야 한다.

문단 자료[2][3]

생각그림 8 · 재료가 바뀌어도 구조와 기능이 이어지는 경우와 동일한 복제품이 둘인 경우를 비교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형태와 기능을 기준으로 볼 때
  • 수리된 배 A
  • 복제된 배 C
  • 같은 구조 · 같은 항해 기능
  • 같은 구조 · 같은 항해 기능
  • 형태와 기능이 같아도 두 장소에 있으면 두 척이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8 · 재료가 바뀌어도 구조와 기능이 이어지는 경우와 동일한 복제품이 둘인 경우를 비교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8 · 재료가 바뀌어도 구조와 기능이 이어지는 경우와 동일한 복제품이 둘인 경우를 비교했다.크게 보기 (새 탭) ↗

연속된 이력을 기준으로 삼는 답

세 번째 답은 원래 배에서 지금 배까지 이어지는 수리·사용의 계보를 중시한다. 배가 항구에 계속 놓여 있었고 한 단계씩 수리되었다면, 모든 재료가 바뀌어도 그 배가 원래 배의 후속 상태라고 보는 것이다. 이 기준은 한 사물이 시간을 지나 변화하는 방식을 잘 설명한다. 그러나 한 이력이 둘로 갈라질 때는 문제가 생긴다. 원래 재료를 보존한 두 번째 배도 과거와 강한 연결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단 자료[3]

생각그림 9 · 재료 교체와 별개로 하나의 수리·사용 이력이 이어지는 계보를 그렸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연속된 수리·사용의 계보
  • 처음 배 O
  • 수리 1
  • 수리 2
  • 수리 3
  • 현재 배 A
  • 출항
  • 널빤지 일부 교체
  • 선체 정비
  • 마지막 옛 목재 교체
  • 같은 등록·사용 기록
  • 각 단계가 앞뒤 단계와 이어진다는 점을 동일성의 근거로 삼는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9 · 재료 교체와 별개로 하나의 수리·사용 이력이 이어지는 계보를 그렸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9 · 재료 교체와 별개로 하나의 수리·사용 이력이 이어지는 계보를 그렸다.크게 보기 (새 탭) ↗

홉스가 두 번째 배를 만든다

홉스의 『물체론』 제2부 11장 7절은 논쟁을 한 단계 더 밀어붙인다. 누군가 떼어 낸 옛 널빤지를 계속 모아 두었다가 처음과 같은 순서로 조립해 배 B를 만들었다고 하자. 항구에서 계속 수리된 배 A는 연속된 이력을 가졌고, 다시 조립한 배 B는 원래 재료를 가졌다. 플루타르코스가 전한 배 한 척의 지속 문제는 이제 서로 다른 근거를 가진 두 배의 경쟁으로 바뀐다.

문단 자료[2][3]

생각그림 10 · 연속 수리된 배 A와 보관한 옛 널빤지로 재조립한 배 B가 갈라지는 홉스의 확장을 나타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홉스의 확장: 한 이력이 두 후보로 갈라진다
  • 처음 배 O
  • 연속 수리된 배 A
  • 새 목재 · 이어진 이력
  • 옛
  • 옛
  • 옛
  • 옛
  • 재조립한 배 B
  • 옛 목재 · 새 조립 이력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10 · 연속 수리된 배 A와 보관한 옛 널빤지로 재조립한 배 B가 갈라지는 홉스의 확장을 나타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10 · 연속 수리된 배 A와 보관한 옛 널빤지로 재조립한 배 B가 갈라지는 홉스의 확장을 나타냈다.크게 보기 (새 탭) ↗

두 배의 근거를 나란히 놓는다

배 A는 같은 장소에서 끊이지 않고 수리·운항되었다는 장점이 있다. 배 B는 처음 배를 이루던 목재가 다시 같은 배열로 모였다는 장점이 있다. 수리·사용의 연속성을 중시하면 A가, 원재료를 중시하면 B가 유리해 보인다. 두 배 모두 항해 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므로 기능만으로는 어느 쪽이 처음 배인지 가리기 어렵다. 이름, 소유권, 선원과 기록을 어디에 이어 붙일지도 판단에 영향을 준다. 중요한 점은 두 배 가운데 하나를 직감으로 고르는 데 있지 않다. 무엇을 동일성의 기준으로 삼았는지 밝히고 그 기준이 다른 사례에서도 일관되는지 살펴야 한다.

문단 자료[2][3]

생각그림 11 · 배 A와 배 B의 재료·수리와 사용 이력·형태와 기능·동시 존재 여부를 항목별로 비교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두 배가 내세우는 근거
  • 비교 항목
  • 배 A · 연속 수리
  • 배 B · 옛 목재 재조립
  • 재료
  • 수리·사용 이력
  • 형태·기능
  • 동시에 존재
  • 새 목재
  • 처음부터 연속
  • 유지
  • 예
  • 원래 목재
  • 재조립 때 새로 시작
  • 복원
  • 예
  • 어느 근거를 우선하는지 밝히지 않으면 결론만 충돌한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11 · 배 A와 배 B의 재료·수리와 사용 이력·형태와 기능·동시 존재 여부를 항목별로 비교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11 · 배 A와 배 B의 재료·수리와 사용 이력·형태와 기능·동시 존재 여부를 항목별로 비교했다.크게 보기 (새 탭) ↗

동일성은 둘로 갈라질 수 없다

처음 배를 O, 연속 수리된 배를 A, 재조립한 배를 B라 하자. O와 A가 수적으로 같고 O와 B도 수적으로 같다면, 동일성의 추이성 때문에 A와 B도 같아야 한다. 그러나 A와 B는 서로 다른 장소에 동시에 놓인 두 척의 배다. 따라서 O=A, O=B, A≠B라는 세 주장을 함께 유지할 수 없다. 홉스가 강조한 부조리는 바로 이 구조다. 적어도 A와 B 가운데 하나는 O와 수적으로 같지 않거나, 애초에 두 배 모두 O와 같다는 표현을 다른 뜻으로 풀어야 한다.

문단 자료[2][3]

생각그림 12 · O=A와 O=B를 함께 받아들이면 A=B가 따라오지만 실제로는 두 배라는 충돌을 나타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동일성의 추이성이 만드는 충돌
  • 처음 배 O
  • 배 A
  • 연속 수리
  • 배 B
  • 옛 목재 재조립
  • O = A ?
  • O = B ?
  • 그렇다면 A = B
  • 하지만 A와 B는 다른 장소에 동시에 있는 두 척이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12 · O=A와 O=B를 함께 받아들이면 A=B가 따라오지만 실제로는 두 배라는 충돌을 나타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12 · O=A와 O=B를 함께 받아들이면 A=B가 따라오지만 실제로는 두 배라는 충돌을 나타냈다.크게 보기 (새 탭) ↗

한 기준이 모든 목적을 해결하지 않는다

박물관 보존에서는 원재료의 비율과 교체 이력이 중요할 수 있고, 항해 안전에서는 현재 구조와 기능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법적 등록에서는 문서와 소유권의 연속성이 판단을 이끌 수도 있다. 이런 목적별 기준은 실무에서 유용하지만, 곧바로 수적 동일성이 여러 개라는 결론을 뜻하지는 않는다. ‘어느 배를 전시할까’, ‘어느 배가 항해 가능한가’, ‘어느 배가 원래 배인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질문을 분해하면 같은 단어 아래 숨어 있던 평가 기준이 드러난다.

문단 자료[3]

생각그림 13 · 보존·항해·등록·수적 동일성의 질문과 그때 주로 보는 근거를 구분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질문이 다르면 보는 근거도 달라진다
  • 박물관 보존
  • 원재료 · 수리 기록
  • 항해 안전
  • 현재 구조 · 기능
  • 법적 등록
  • 문서 · 소유권 계보
  • 수적 동일성
  • 하나의 개체가 지속했는가
  • 실무 목적의 답과 수적 동일성의 답을 같은 문장으로 덮지 않는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13 · 보존·항해·등록·수적 동일성의 질문과 그때 주로 보는 근거를 구분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13 · 보존·항해·등록·수적 동일성의 질문과 그때 주로 보는 근거를 구분했다.크게 보기 (새 탭) ↗

현대 형이상학의 여러 길

현대 논의에는 한 사물이 시간마다 온전히 존재하며 변화한다고 보는 견해와, 시간에 따른 여러 부분 또는 단계를 가진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또 어떤 이론은 분기가 생기기 전까지의 연속성을 중시하고, 어떤 이론은 사물 종류마다 다른 지속 조건을 묻는다. 테세우스의 배 하나만으로 이 경쟁을 끝낼 수는 없다. 이 사고실험은 재료·형태·기능·이력 가운데 무엇을 동일성의 원리로 삼을지 시험한다.

문단 자료[3]

생각그림 14 · 지속을 설명하는 대표적 접근을 한 결론으로 합치지 않고 질문별로 배치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지속을 설명하는 여러 접근
  • 온전히 지속
  • 각 시점에 사물 전체가 존재
  • 변화해도 하나의 사물이 지속
  • 시간적 부분
  • 시간에 따른 단계들을 가짐
  • 전체는 단계들의 연속
  • 종류별 조건
  • 배라는 종류의 지속 조건
  • 재료·기능·이력의 우선순위
  • 사고실험 하나가 이 경쟁을 자동으로 끝내지는 않는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14 · 지속을 설명하는 대표적 접근을 한 결론으로 합치지 않고 질문별로 배치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14 · 지속을 설명하는 대표적 접근을 한 결론으로 합치지 않고 질문별로 배치했다.크게 보기 (새 탭) ↗

복원 건축물을 읽는 교육용 적용

오래된 건물의 기둥과 지붕을 차례로 교체하면서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이름과 용도로 보존한다고 하자. 다른 창고에서는 떼어 낸 옛 재료를 모아 원래 구조대로 또 하나의 건물을 세운다. 어느 쪽을 원래 건물이라 부를지는 배의 사례와 같은 기준 경쟁을 만든다. 이 장면은 특정 문화재의 실제 판정을 대신하지 않는 교육용 모형이다. 현실의 보존 결정에는 법규, 기록, 안전, 수리 원칙과 지역 공동체의 역사까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문단 자료[3]

생각그림 15 · 연속 복원 건물과 원재료 재조립 건물을 비교하는 교육용 모형이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교육용 적용: 복원 건축물 두 후보
  • 같은 자리에서 연속 복원
  • 기둥·지붕을 차례로 교체
  • 이름·용도·기록이 이어짐
  • 옛 재료를 따로 재조립
  • 떼어 낸 옛 재료를 보관
  • 다른 자리에서 원형대로 조립
  • 실제 문화재 판정에는 법규·기록·안전·공동체의 역사도 필요하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15 · 연속 복원 건물과 원재료 재조립 건물을 비교하는 교육용 모형이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15 · 연속 복원 건물과 원재료 재조립 건물을 비교하는 교육용 모형이다.크게 보기 (새 탭) ↗

같은 배인지 판단하는 여섯 질문

첫째, 질적 유사성과 수적 동일성 중 무엇을 묻는가. 둘째, 원재료가 얼마나 남았는가. 셋째, 형태와 기능이 이어졌는가. 넷째, 수리·사용·기록의 이력이 끊기지 않았는가. 다섯째, 후보가 하나인지 둘로 갈라졌는가. 여섯째, 답이 적용될 목적은 무엇인가. 이 여섯 질문을 차례로 적으면 직감의 충돌이 논증의 차이로 바뀐다. 테세우스의 배는 변화하는 사물의 동일성 기준을 서로 비교하게 하는 사고실험이다.

문단 자료[1][2][3]

생각그림 16 · 테세우스의 배 판단에서 확인할 여섯 질문을 순서대로 정리했다.
그림 속 글자 읽기
  • 같은 배인지 판단하는 여섯 질문
  • 1
  • 유사성인가, 수적 동일성인가
  • 2
  • 원재료가 얼마나 남았는가
  • 3
  • 형태와 기능이 이어졌는가
  • 4
  • 수리·사용·기록이 이어졌는가
  • 5
  • 후보가 둘로 갈라졌는가
  • 6
  • 어떤 목적의 답이 필요한가
  • 직감의 충돌을 기준의 비교로 바꾼다.
그림 확대해서 읽기
생각그림 16 · 테세우스의 배 판단에서 확인할 여섯 질문을 순서대로 정리했다.

확대한 그림은 좌우로 밀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 16 · 테세우스의 배 판단에서 확인할 여섯 질문을 순서대로 정리했다.크게 보기 (새 탭) ↗

한 걸음 더 생각하기

처음의 물건을 가리키는 근거 적기

자전거의 바퀴, 체인, 프레임을 여러 해에 걸쳐 바꿨다고 하자. 우리는 수리 기록과 사용 이력을 따라 같은 자전거라고 부르기 쉽다. 그런데 누군가 보관한 옛 부품으로 한 대를 다시 조립하면 원재료를 이어받은 후보도 생긴다. 이때 재료의 이력과 사용의 이력이 서로 다른 물건으로 이어진다.

두 후보를 비교할 때 “어느 쪽에 애착이 가는가”, “어느 쪽이 예전 재료를 갖는가”, “어느 쪽이 처음 그 자전거인가”를 각각 적어 보자. 앞의 두 질문에 서로 다른 답을 할 수 있다. 수적 동일성을 주장할 때에는 처음 물건 하나가 동시에 서로 다른 두 개체와 같다는 결론이 생기는지 따져야 한다.

직접 생각해 볼 문제

새 물건 A와 B가 생김새, 무게, 성능까지 완전히 같다면 두 물건은 수적으로도 같은가?

생각을 정리한 뒤 해설 보기

A와 B가 서로 다른 곳에 동시에 놓인 두 물건이라면 수적으로 둘이다. 성질이 닮은 정도인 질적 유사성과 하나의 개체라는 수적 동일성은 다른 기준이다. 테세우스의 배에서도 닮은 점을 나열한 뒤 그 물건의 지속을 설명하는 근거를 따로 제시해야 한다.

자료와 그림 출처

  1. 플루타르코스, 『테세우스전』 23.1 (새 탭) ↗

    서른 노의 배를 보존하며 낡은 목재를 새 목재로 바꾸었다는 전승과, 그 배가 성장하는 사물의 동일성 논쟁에 쓰였다는 대목을 확인했다.

  2. 토머스 홉스, 『물체론』 제2부 11장 7절 (새 탭) ↗

    1656년 영어판 계열의 ‘Of Identity and Difference’에서 옛 널빤지를 같은 순서로 재조립한 두 번째 배와 수적 동일성의 충돌을 확인했다.

  3.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Material Constitution” §1–3 (새 탭) ↗

    플루타르코스의 점진적 교체와 홉스의 재조립 배를 구별하고, 재료·형태·공간시간적 연속성·분기의 경쟁을 검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