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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변하는 것과 원인이 되는 것

인과 다이어그램 — 관찰과 개입을 나누어 원인의 방향을 읽기

냉각 장치가 켜진 기록에서 과열이 더 많다면, 장치가 문제일까요? 공통 원인을 그림에 놓고 기록을 고르는 관찰과 조건을 바꾸는 개입을 비교합니다. 가동 규칙과 집단 구성을 직접 바꾸며, 같은 숫자에서 서로 다른 질문을 읽어 보세요.

어느 실험실의 기록을 펼쳤습니다. 냉각 장치가 켜진 작업에서는 과열 신호가 58%, 꺼진 작업에서는 42% 나타났습니다. “장치를 켜면 오히려 더 뜨거워지는군요.” 숫자는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부하가 큰 작업일수록 장치가 더 자주 켜지도록 설계되어 있었다면 어떨까요?

이 실험실은 원인을 생각해 보기 위해 만든 가상 공간입니다. 뒤에서 가동 규칙과 과열 확률을 모두 공개하겠습니다. 먼저 기억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미 켜져 있던 기록을 골라 보는 일과, 같은 기계 집단의 장치를 직접 켜 보는 일은 같은 질문일까요?

12회차에서는 근거와 주장 사이에 숨어 있는 연결 원리를 꺼냈습니다. 이번에는 “이것을 바꾸면 저것도 달라진다”는 주장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림 속 화살표를 하나 지우는 조작이, 살펴보는 집단과 답의 의미를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01 · 그림에 원인의 방향을 맡기다

이 화살표는 무엇이 무엇을 바꾼다는 뜻일까?

인과 도식의 계보를 따라가면, 시월 라이트가 1921년에 사용한 경로도와 만납니다. 주디아 펄의 역사적 해설은 라이트가 변수 사이의 인과 관계를 방정식과 그림으로 함께 표현한 점을 짚습니다. 두 변수가 함께 움직인다는 관계에, 어느 쪽이 다른 쪽에 작용하는지를 더한 것입니다. 이 대목은 라이트의 원전을 직접 옮긴 것이 아니라 펄의 논문에서 확인한 역사 설명입니다.[1]

연재의 시간이 잠시 앞뒤로 움직입니다. 툴민의 논증 모델 다음에 더 이른 경로도를 만나는 까닭은, 모든 그림이 하나의 순서로 발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유를 제시하는 글의 구조와 변수에 작용하는 원인의 구조는 서로 다른 질문을 다뤄 왔습니다.

위그모어의 그림에서 선을 따라갈 때는 “이 자료가 어떤 판단을 지지하는가”를 물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변수가 다른 변수의 생성 과정에 작용한다고 가정하는가”를 묻습니다. 냉각 장치에서 과열로 가는 화살표는 과열을 뒷받침하는 논거라는 뜻이 아닙니다. 장치 상태가 뒤이은 과열 확률에 영향을 주도록 모형을 정했다는 뜻입니다.

화살표가 있다고 그 인과 관계가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직접 화살표를 생략했다는 것은 모형 안에서 그 직접 작용을 두지 않았다는 뜻이며, 다른 변수를 거치는 간접 효과까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림은 검토할 가정을 드러내는 언어입니다.[1]

따라서 변수의 이름도 시간을 포함해 적겠습니다. “부하”는 장치를 켜기 전에 정해진 작업 부하입니다. “냉각 장치”는 그 뒤의 가동 여부이고, “과열 신호”는 이후에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장치를 켠 뒤 달라진 온도를 가동 전 부하와 섞어 쓰면, 같은 이름 아래 서로 다른 인과 위치를 넣게 됩니다.

이번 글의 도식에는 화살표를 따라 되돌아오는 순환이 없습니다. 이런 그림을 방향이 있는 비순환 그래프, 줄여서 DAG라고 부릅니다. 실제 기계의 복잡한 되먹임까지 담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 차례 작업의 앞선 조건과 뒤이은 결과를 구분한 작은 모형으로 출발합니다.

02 · 같은 부하에서는 도움이 되는 장치

기록에서 더 나빠 보이는 까닭을 그림에 놓다

기준 집단은 부하가 높은 작업과 낮은 작업이 절반씩인 경우로 정합니다. 높은 부하에서는 냉각 장치가 80%의 확률로 켜지고, 낮은 부하에서는 20%의 확률로 켜집니다. 자동 가동이 부하를 보고 결정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높은 부하는 과열에도 영향을 줍니다.

장치의 냉각 효과도 직접 정하겠습니다. 같은 부하라면 가동 시 과열 확률이 미가동 시보다 20%포인트 낮습니다. 90%에서 70%로 내려가는 차이와 30%에서 10%로 내려가는 차이는 모두 20%포인트입니다. 아래 숫자는 이론적 모형의 규칙이며 실제 측정 자료가 아닙니다.

가동 전 부하에서 장치 가동과 과열 신호로 각각 화살표가 가고, 장치 가동에서 과열 신호로 직접 냉각 효과의 화살표가 간다.
도해 1 · 직접 정한 가상 냉각 모형입니다. 화살표는 가정한 인과 작용의 방향이며, 선의 굵기는 효과의 크기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가동 전 부하는 장치와 과열의 공통 원인입니다.
기록에서 더 나빠 보이는 까닭을 그림에 놓다
가동 전 부하평소 장치 가동 확률미가동 시 과열 확률가동 시 과열 확률
높음 · 기준 집단의 50%80%90%70%
낮음 · 기준 집단의 50%20%30%10%

이제 “켜진 기록만” 골라 보겠습니다. 높은 부하의 작업이 장치를 더 자주 켜므로, 선택된 기록의 구성은 처음의 반반과 달라집니다. 켜진 기록에서는 높은 부하가 80%, 낮은 부하가 20%를 차지합니다. 그 집단의 과열 비율은 70% × 80% + 10% × 20% = 58%입니다.

꺼진 기록에서는 구성이 반대입니다. 높은 부하가 20%, 낮은 부하가 80%입니다. 과열 비율은 90% × 20% + 30% × 80% = 42%입니다. 이처럼 가동과 미가동을 단순 비교하면 58% − 42% = +16%포인트가 나옵니다. 각 부하에서는 도움이 되는 장치가 전체 기록에서는 더 나빠 보입니다.

계산이 틀려서 생긴 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구성의 집단을 비교한 결과입니다. 그림에서 두 변수 사이의 직접 화살표만 바라보면 놓치기 쉽지만, 위쪽 부하에서 갈라지는 두 화살표를 함께 보면 어떤 차이가 섞여 들어왔는지 보입니다.

이 예로 모든 냉각 장치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거나, 불리한 자료에는 언제나 숨은 설명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여기서는 규칙을 알고 있는 작은 세계를 만들어, 기록의 차이와 원인의 효과가 서로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03 · 관찰과 개입을 구별하다

켜진 것을 고르는 일과, 직접 켜는 일

펄의 구조적 인과 모형에서 이상적인 개입은 어떤 변수의 값을 정하던 규칙을 외부 지정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장치를 켜도록 고정하면 장치로 들어오던 화살표를 제거하고, 나머지 생성 규칙은 유지합니다. 이미 켜진 기록을 조건으로 고르는 관찰은 기존 규칙을 바꾸지 않습니다.[1]

우리 실험실에 적용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관찰에서는 부하가 장치의 가동 여부를 정하는 규칙을 그대로 둡니다. 개입에서는 그 자동 선택을 해제하고 기준 집단 전체의 장치를 켭니다. 부하가 높든 낮든 모두 같은 가동 상태가 됩니다. 가동 전 부하 구성은 여전히 높은 부하 50%, 낮은 부하 50%입니다.

이때 과열 비율은 70% × 50% + 10% × 50% = 40%입니다. 반대로 같은 기준 집단 전체의 장치를 끄면 90% × 50% + 30% × 50% = 60%입니다. 같은 집단에 가동과 미가동을 각각 적용한 차이는 40% − 60% = −20%포인트입니다. 이것이 이 모형에서 정한 집단 평균의 냉각 효과입니다.

관찰에서는 세 화살표가 유지되고, 개입에서는 부하에서 장치로 들어가는 화살표만 제거된다. 관찰의 선택 집단은 높은 부하 80%와 과열 58%, 개입의 전체 집단은 높은 부하 50%와 과열 40%이다.
도해 2 · 왼쪽은 켜진 기록을 선택하고, 오른쪽은 기준 집단 전체에 가동을 적용합니다. 두 질문의 집단 구성도 함께 표시했습니다. 같은 조건을 정한 자체 제작 모형이며, 실제 관찰 연구나 실험의 결과 그림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58%와 40%를 빼면 18%포인트이지만, 그 값을 냉각 효과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왼쪽은 원래 켜졌던 기록의 결과이고 오른쪽은 기준 집단 전체를 켰을 때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질문과 집단 구성이 함께 바뀌었습니다. 효과를 물을 때는 같은 기준 집단에 적용할 두 상태를 짝지어야 합니다.

장치에서 과열로 가는 화살표까지 지우면 다른 모형을 만들게 됩니다. 개입이 해제하는 것은 장치의 자동 선택 규칙입니다. 장치가 결과에 작용하는 냉각 효과는 유지합니다. 다만 다음 실험에서는 별도의 선택으로 그 효과 자체가 없는 모형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완벽히 같은 집단에 가동과 미가동을 동시에 적용해 두 결과를 모두 관찰할 수는 없습니다. 이 장치는 정해 둔 가정 아래 두 상황을 각각 계산합니다. 어느 기계가 반드시 과열을 피할지까지 보장하는 예측과도 구분해야 합니다.

04 · 같은 모형에 다른 질문을 던지다

기록을 고르고, 규칙을 바꾸고, 다시 비교해 보세요

아래에서 질문, 장치 상태, 냉각 효과의 가정, 기준 집단의 부하 구성을 바꿀 수 있습니다. 먼저 냉각 효과와 부하 구성은 그대로 두고, “기록을 골라 관찰”과 “전체 집단에 개입”만 번갈아 선택해 보세요. 화살표 하나가 사라질 때, 지금 보는 집단의 구성도 함께 달라집니다.

결과 표에는 가동과 미가동이 나란히 있습니다. 화면에서 선택한 한쪽의 큰 숫자만 보기보다, 같은 질문에 속하는 두 칸을 짝지어 읽어 보세요. 기록의 비교에서는 가동 쪽이 +16%포인트 높지만, 전체에 각각 개입한 비교에서는 −20%포인트 낮습니다.

직접 해보기 · 관찰과 개입

같은 기계, 질문을 바꾸면 답이 달라질까요?

가동 전 부하가 높은 작업에서 냉각 장치가 더 자주 켜지는 가상 실험실입니다. 아래 수치는 직접 정한 규칙으로 계산한 이론적 비율입니다. 실제 기계에서 측정한 자료는 아닙니다.

세 가지 상황을 불러와 비교하기

상황을 불러온 다음 한 가지 선택만 바꾸면, 그 선택으로 달라진 부분을 찾기 쉽습니다.

1 · 어떤 질문을 할까요?
2 · 어떤 상태를 살펴볼까요?

자동 가동 규칙을 유지한 채, 원래 선택한 상태였던 기록만 골라 봅니다.

3 · 냉각 효과의 가정을 바꾸세요
4 · 기준 집단의 부하 구성을 바꾸세요
20%80%

낮은 부하는 50%입니다. 관찰과 개입은 모두 이 기준 집단에서 출발합니다.

켜진 기록을 골라 보고 있습니다. ‘전체 집단에 개입’으로 질문을 바꿔 보세요.
지금 보는 집단켜진 기록만 선택기준 집단 중 50%
그 집단의 과열 신호 비율58%모형의 규칙에서 계산한 값
지금 보는 집단의 구성

높은 부하 80%낮은 부하 20%

출발점인 기준 집단: 높은 부하 50% · 낮은 부하 50%
자동 가동 규칙을 유지한 관찰 도식가동 전 부하가 과열 신호에 영향을 줍니다. 부하가 냉각 장치의 가동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미 켜졌거나 꺼진 기록을 골라도 이 화살표는 유지됩니다. 냉각 장치에서 과열로 가는 직접 효과를 가정합니다. 기준 집단의 높은 부하 비중은 50%입니다. 켜진 기록만 고르면 80%로 달라집니다. 장치의 자동 가동 규칙은 그대로 있고, 살펴보는 기록의 구성이 바뀌었습니다.직접 냉각 효과화살표는 이 모형에서 가정한 원인에서 결과로 향합니다.
켜진 기록에는 높은 부하가 더 많이 모입니다

기준 집단의 높은 부하 비중은 50%입니다. 켜진 기록만 고르면 80%로 달라집니다. 장치의 자동 가동 규칙은 그대로 있고, 살펴보는 기록의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기록에서는 가동 쪽의 과열 비율이 +16%p 더 높습니다. 같은 기준 집단 전체에 각각 개입한 비교에서는 가동−미가동의 차이가 −20%p입니다. 가정한 모형에서는 부하의 차이가 단순 비교를 뒤집습니다.

가동과 미가동을 두 가지 질문으로 비교하기
질문미가동가동가동 −
미가동
기록을 골라 관찰지금 선택한 질문42%58%+16%p
전체에 각각 개입60%40%−20%p

모두 과열 신호의 비율입니다. %p는 퍼센트포인트로, 두 비율을 뺀 차이입니다. 소수 첫째 자리까지 표시하며 계산에는 반올림 전 값을 사용합니다.

부하별로 나누고, 같은 비중으로 합쳐 보기

이번 모형에서는 가동 전 부하가 공통 원인입니다. 부하가 같은 기록끼리 비교한 뒤, 두 결과 모두 기준 집단의 부하 비중으로 합칩니다.

부하별 관찰과 기준 집단으로의 조정
부하 · 기준 비중미가동가동가동 −
미가동
높은 부하50% 비중90%70%−20%p
낮은 부하50% 비중30%10%−20%p
같은 비중으로 합침60%40%−20%p

높은 부하의 결과는 50%, 낮은 부하의 결과는 50% 비중으로 더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동 결과는 70% × 50% + 10% × 50% = 40%입니다.

개입 결과와 일치하는 이유는 이 모형에서 부하 외에 장치 선택과 과열의 숨은 공통 원인이 없고, 각 부하에서 가동·미가동을 모두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자료에 같은 방법을 쓰려면 이 조건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계산에 사용한 가상 규칙 보기

기준 집단은 높은 부하 50%, 낮은 부하 50%입니다. 평소의 장치 가동은 부하에 따라 정해지며, 과열 신호는 그 이후에 생깁니다.

모형에 직접 지정한 확률
부하평소 가동미가동 때 과열가동 때 과열
높음80%90%70%
낮음20%30%10%

장치 선택과 과열의 나머지 변동 요인은 서로 독립이라고 둡니다. 개입 때는 장치 선택 규칙만 바꾸고 부하 구성과 과열 발생 규칙을 유지합니다. 부하가 냉각 장치 가동으로 바뀌는 피드백과 다른 작업에 대한 간섭은 이 모형에 넣지 않았습니다.

여기서는 인과 구조와 확률 규칙을 먼저 정해 결과를 계산합니다. 현실에서 어떤 구조가 맞는지 알아내려면 관찰 자료, 작동 원리, 실험 설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평균적인 비율의 변화가 모든 개별 작업의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둘째 실험에서는 “냉각 효과 없음”을 고르세요. 처음의 부하 구성 50%를 유지하면, 기록에서는 가동 78%와 미가동 42%라는 차이가 남습니다. 그런데 전체에 각각 개입한 과열 비율은 가동과 미가동 모두 60%입니다. 이 모형에서는 공통 원인만으로도 장치 가동과 과열 사이에 연관이 생깁니다.

셋째로 냉각 효과가 있는 모형으로 돌아와 높은 부하 비중을 바꿔 보세요. 기준 집단의 과열 비율은 달라지지만, 어느 하나의 고정된 부하 구성에서 전체 가동과 전체 미가동을 비교한 차이는 계속 −20%포인트입니다. 높은 부하와 낮은 부하에 똑같은 20%포인트 효과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인과 효과가 집단 구성과 무관하다는 일반 법칙은 아닙니다.

“부하별로 나누고, 같은 비중으로 합쳐 보기”도 펼쳐 보세요. 높은 부하끼리, 낮은 부하끼리 비교하면 두 층에서 모두 장치가 과열 확률을 낮춥니다. 그 결과들을 가동과 미가동 모두 원래 기준 집단의 부하 비중으로 합치면, 이 모형에서는 개입을 계산한 결과와 일치합니다.

숫자만 보고 아무 변수나 보정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조건을 비교에 포함할지는 먼저 그린 인과 구조와 질문에 달려 있습니다. 슈라이어와 플랫은 가능한 인과 관계를 그림으로 명시한 다음 조정할 변수를 검토하는 방법을 설명하며, 그림의 가정이 달라지면 적절한 조정도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2]

우리 계산이 일치하는 이유도 분명히 적어 두겠습니다. 부하 외에 장치 선택과 과열을 함께 움직이는 숨은 요인이 없고, 각 부하에서 가동과 미가동이 모두 가능한 모형입니다. 부하와 자동 선택, 과열의 배경 변동은 독립으로 정했습니다. 서로 다른 작업 사이의 영향이나 뒤이은 되먹임은 넣지 않았습니다. 실제 자료에 적용하려면 이 가정들이 타당한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05 · 조건이 놓인 자리가 중요하다

모든 조건을 같게 맞추면 더 정확해질까?

가동 전 부하를 맞추어 비교한 경험만으로 “가능한 모든 조건을 같게 만들자”는 규칙을 세우기는 어렵습니다. 가동 전의 공통 원인과 장치가 작동한 뒤 나타나는 중간 과정은 역할이 다릅니다. 화살표의 출발점, 경유지, 도착점을 구별해 보겠습니다.

첫째는 공통 원인입니다. 우리 모형에서 가동 전 부하는 장치 가동과 과열 양쪽에 작용합니다. 부하가 같은 기록끼리 비교하면, 가동 집단에 높은 부하가 더 많이 섞였다는 차이를 분리해 볼 수 있습니다. 단, 앞서 적은 모형의 가정을 함께 사용한다는 점은 유지합니다.

둘째는 중간 과정입니다. 냉각이 작동 후 온도를 바꾸고, 그 온도가 과열 신호에 영향을 주는 더 세분한 모형을 생각해 봅시다. 전체 냉각 효과를 물으면서 작동 후 온도를 고정하면, 그 온도 변화를 통한 효과를 비교에서 빼게 될 수 있습니다. 중간 경로를 제외한 직접 효과는 별도로 정의할 질문입니다.[2]

공통 원인인 가동 전 부하에서 장치와 과열로 화살표가 갈라지고, 중간 과정인 작동 후 온도는 장치와 과열 사이에 놓인다. 특집 선정에는 설계 완성도와 주제 화제성의 두 화살표가 들어온다.
도해 3 · 역할을 구별하기 위한 자체 제작 도식입니다. 첫 패널은 도해 1의 공통 원인 경로만 꺼냈고, 둘째는 온도를 추가한 별도 모형입니다. 셋째는 아래에서 정한 가상의 선정 규칙입니다. 세 그림을 하나의 완전한 인과 모형으로 합쳐 읽지 않습니다.

셋째는 공통 결과입니다. 두 화살표가 한 변수로 들어오는 자리, 즉 충돌점이라고 부르는 구조입니다. 콜과 동료들은 공통 결과를 조건으로 자료를 고를 때, 원래 무관한 원인 사이에도 연관이 생길 수 있음을 예제로 설명합니다. 공통 원인의 영향을 분리하는 일과 공통 결과로 자료를 거르는 일을 구분해야 합니다.[3]

우리만의 작은 사례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가상 편집실이 “설계 완성도가 높거나 주제의 화제성이 높으면 특집에 선정한다”는 규칙을 사용한다고 합시다. 두 조건은 높음과 낮음으로만 나누며, 전체 원고에서는 서로 독립이고 네 조합의 비중도 같습니다. 이 규칙과 분포는 설명을 위해 정한 것이며 실제 편집 관행을 묘사하지 않습니다.

선정된 원고에는 세 조합만 남습니다. 완성도와 화제성이 모두 높거나, 완성도만 높거나, 화제성만 높은 경우입니다. 선정 원고 중 완성도가 낮은 것은 모두 화제성이 높습니다. 반면 완성도가 높은 원고에서는 화제성이 높은 것과 낮은 것이 반씩입니다. 전체 원고에서는 독립이던 두 조건이, 선정된 것만 보는 순간 연관되어 보입니다.

이 사례에서 “화제성이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는 인과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선정이라는 공통 결과로 범위를 좁혀 생긴 관계입니다. 공통 결과를 조건으로 했을 때 어떤 방향과 크기의 연관이 생기는지는 구체적인 규칙과 분포에 달려 있으므로, 언제나 같은 모양이 된다고 외우지 않습니다.

정리할 질문은 “몇 개를 맞췄는가”보다 “무엇을 묻기 위해 어느 위치의 변수를 맞췄는가”입니다. 가동 전 부하, 작동 후 온도, 특집 선정은 모두 표의 한 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과 그림에 놓으면 서로 다른 역할이 드러납니다.

06 · 생각그림에 남길 세 가지 질문

원인의 그림에는 아직 모르는 것도 적는다

이번 실험에서는 인과 구조와 수치 규칙을 먼저 정했기에, 관찰과 개입의 답을 정확히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는 바로 그 구조가 불확실할 수 있습니다. 장치가 켜지는 다른 이유는 없는지, 결과를 빠뜨려 기록하지는 않았는지, 장치 가동보다 앞선 부하를 제대로 측정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화살표를 그리는 것만으로 측정의 오류나 빠진 원인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슈라이어와 플랫의 논의에서도 가능한 다른 도식을 비교하고, 빠진 공통 원인과 측정 문제를 따로 살펴야 한다는 한계가 드러납니다. 깔끔한 그림의 완성과 근거가 충분한 인과 판단을 같은 일로 보지 않아야 합니다.[2]

그렇다면 이 그림은 무엇을 남길까요? 같은 숫자를 두고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지는 않은지, 집단의 구성이 달라졌는지, 관찰을 원인의 주장으로 옮기며 어떤 가정을 추가했는지를 눈앞에 펼쳐 줍니다. 그 차이를 직접 설명할 수 있는지 세 단계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원인의 그림에는 아직 모르는 것도 적는다
읽기의 단계직접 해볼 질문살펴볼 관계
관계 읽기전체 장치를 켜도록 개입하면 어느 화살표를 지우나요?자동 선택 규칙과 장치의 냉각 효과를 구별하기
관계로 추론왜 58%와 40%의 차이가 이 모형의 냉각 효과가 아닌가요?다른 집단의 다른 질문과 같은 집단의 두 개입을 구별하기
공통 관계와 추론 원리 식별시각 훈련 참여자의 성적이 더 높다는 표를 인과 그림으로 옮기면 무엇을 더 물어야 하나요?참여 전 조건과 훈련, 이후 결과의 자리를 나누기

첫째 질문의 답은 가동 전 부하에서 냉각 장치로 들어오는 화살표입니다. 외부에서 가동 상태를 정하면, 원래의 부하별 자동 선택 규칙이 더는 장치 상태를 정하지 않습니다. 냉각 효과가 있는 모형에서는 장치에서 과열로 가는 화살표를 남겨 둡니다.

둘째 질문에서 58%는 이미 켜진 기록만 고른 집단의 과열 비율이고, 40%는 기준 집단 전체를 켰을 때의 과열 비율입니다. 이 두 집단은 높은 부하의 비중도 다릅니다. 같은 기준 집단 전체의 가동 40%와 미가동 60%를 비교한 −20%포인트가 이번 모형의 효과입니다.

셋째 질문은 가상의 시각 훈련 연구를 설계하는 연습입니다. 참여 전 경험이나 능력이 훈련 참여와 이후 성적에 함께 영향을 주는지 그려 볼 수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의 높은 성적만으로 훈련 효과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가능성을 그렸다고 훈련 효과가 없음을 입증한 것도 아닙니다. 실제 참여 방식과 자료를 확인해야 다음 판단으로 갈 수 있습니다.

생각그림연구소의 노트에는 화살표 옆에 네 칸을 둘 수 있겠습니다. “내가 가정한 작용”, “그 가정을 지지하는 근거”, “가능한 다른 구조”, “둘을 구별하기 위해 확인할 자료나 실험”입니다. 가설을 완성된 사실처럼 꾸미지 않으면서, 다음 연구가 무엇을 밝혀야 하는지 설계할 수 있습니다.

내 생각을 가장 논리적으로 디자인한다는 것은 원인처럼 보이는 것을 곧바로 원인이라고 쓰는 일이 아닙니다.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을 직접 바꾸려는지, 그 사이에 어떤 가정을 놓았는지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이번에는 주변의 “이것 때문에 저렇게 되었다”는 문장 하나를 골라 보세요. 그 문장이 답하려는 질문부터 그림의 첫 줄에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07 · 비교의 조건과 남는 불확실성

비중을 맞추어도 빈칸까지 채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앞의 기본값에서 가동 기록의 과열 비율은 58%, 미가동 기록은 42%였습니다. 높은 부하가 각각 80%와 20%로 다르게 섞였기 때문입니다. 두 쪽 모두 높은 부하 50%, 낮은 부하 50%로 맞추면 가동은 0.5×70%+0.5×10%=40%, 미가동은 0.5×90%+0.5×30%=60%가 됩니다. 같은 비중을 사용한다는 조건이 계산에 드러납니다.

이처럼 부하별 수치를 같은 비중으로 합치는 것을 표준화라고 부릅니다. 이를 현실의 인과 효과로 해석하려면 모형이 필요한 공통 원인을 담고 있는지, 부하별 가동·미가동을 비교할 자료가 있는지, 관찰과 개입에서 결과 생성 관계가 유지되는지 등을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아래는 확률을 우리가 직접 정한 교육 모형입니다.[1]

이제 높은 부하에서 장치를 켠 결과를 모른다고 해 보겠습니다. 빈칸은 0%를 뜻하지 않습니다. 추가 가정 없이 그 칸을 0~100%로 열어 두면 전체 가동 결과도 범위로 남습니다. 여기서 빈칸을 가리는 순간에는 앞에서 정했던 70%와 ‘모든 부하에서 효과가 −20%포인트’라는 가정도 그 칸에 적용하지 않습니다.

같은 비중으로 비교하되, 빈칸은 그대로 남기기

앞의 가상 모형에서 두 비교 집단에 같은 부하 비중을 적용합니다. 높은 부하의 가동 결과를 가리면, 그 빈칸만으로는 정할 수 없는 결과의 범위를 보여 줍니다.

계산에 사용할 과열 확률 · 자체 가상 모형
부하가동미가동
높음 · 50%70%90%
낮음 · 50%10%30%
현재 입력에서 한 값으로 계산됨

같은 비중의 가동 과열: 40%
같은 비중의 미가동 과열: 60%
가동 − 미가동: -20%포인트

두 부하 모두 가동 시 20%포인트 낮다고 정했으므로 같은 비중으로 비교한 차이도 −20%포인트입니다.

w = 높은 부하 비중 ÷ 100. 가동 = w × 높은 부하의 가동 과열률 + (1−w) × 10%. 미가동 = w × 90% + (1−w) × 30%. 빈칸을 가린 상태에서는 원래의 70%나 ‘효과 −20’ 가정을 계산에 몰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든 입력은 가상이며 실제 장치의 인과 효과 추정치가 아닙니다.

연습 1. 높은 부하가 50%일 때 빈칸을 가리세요. 가동 과열은 5~55%, 미가동 과열은 60%, 차이는 −55~−5%포인트입니다. 해설: 가동 쪽에서 알려진 낮은 부하의 기여가 0.5×10%=5%이고, 모르는 높은 부하의 기여는 0~50%입니다. 이는 관측 오차를 반영한 신뢰구간이 아니라 미확인 수치의 가능한 산술 범위입니다.

연습 2. 빈칸을 가린 채 높은 부하 비중을 100%로 바꾸면 차이는 −90~10%포인트입니다. 부호도 확정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높은 부하 비중이 0%라면 그 칸의 기여가 사라져 차이는 −20%포인트로 정해집니다. 빈칸을 임의의 수치로 메우기 전에, 그 빈칸이 지금 비교하려는 집단에서 어느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출처와 도해 안내

한글 도해 3점과 관찰·개입 실험 장치를 자체 제작했습니다. 기계·냉각 규칙·과열 확률·특집 선정·시각 훈련 사례는 설명을 위한 가상 구성입니다. 실험 장치는 주어진 인과 가정에서 이론적 비율을 계산하며 실제 자료에서 인과 효과를 추정한 결과가 아닙니다. 서로 독립인 배경 변동, 부하 외의 공통 원인 없음, 각 부하에서 두 가동 상태의 가능성, 개입 시 다른 규칙의 유지 등을 가정했습니다. 세 저자 논문의 확인 범위는 아래 출처에 밝혔고, 원문의 문장이나 도판을 전재하지 않았습니다. 2026-09-14 보완: 자체 조건 변경 활동과 두 연습·해설을 추가했습니다. 기존 자료 확인일은 보존하고 이번 원문 재확인 범위는 각 출처에 별도로 기록했습니다. 자료 확인일:

  1. 통계학의 인과 추론 개관 — 경로도와 구조적 개입 Judea Pearl · 2009 · Causal inference in statistics: An overview · Statistics Surveys 3, 96–146 · DOI 10.1214/09-SS057

    저자 공개 논문의 제3.1절(인쇄 쪽수 103–106)에서 라이트의 경로도와 인과 구조 설명을, 제3.2.1절(107–108)에서 생성 규칙을 바꾸는 개입을 확인했습니다. 라이트의 1921년 원전은 직접 열람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의 기계 모형과 수치는 별도 제작했습니다.

    재점검 2026-09-14: 저자 공개본 3.2.1절(인쇄 107~108쪽)의 생성 규칙 대체와 개입 분포를 재확인. 논문 전체 재검토·실험 재현은 아님.

  2. 인과 도식으로 편향 줄이기 — 조정할 변수와 모형의 한계 Ian Shrier · Robert W. Platt · 2008 · Reducing bias through directed acyclic graphs · BMC Medical Research Methodology 8, 70 · DOI 10.1186/1471-2288-8-70

    출판사 공개 본문에서 인과 가정에 따른 조정 변수 선택, 중간 과정과 전체 효과의 구분, 가능한 다른 도식·측정 문제에 관한 한계를 확인했습니다. 논문의 단계별 판정 절차나 의학 사례는 재현하지 않았습니다.

    재점검 2026-09-14: 출판사 공개 초록·배경의 인과 가정, 조정 변수와 공통 원인·측정 한계 설명 재확인.

  3. 공통 결과로 자료를 고를 때 — 충돌점에 조건을 거는 편향 Stephen R. Cole 외 · 2010 · Illustrating bias due to conditioning on a collider ·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39(2), 417–420 · DOI 10.1093/ije/dyp334

    공개 본문의 서론·예시·논의에서 공통 결과에 대한 조건부 선택이 만드는 연관과 가상 사례의 한계를 확인했습니다. 온라인 공개는 2009년 11월 19일, 학술지 호 발행은 2010년 4월입니다. 원문의 사례와 그림을 사용하지 않고 가상의 특집 선정 규칙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재점검 2026-09-14: 이번 접속은 확인 화면으로 전문 재열람 불가. 기존 서지와 확인 기록을 보존하며 새 검토로 표시하지 않음.